묵독 오디오 드라마 완결 번외 (로프터 번외) 번역
새로운 고양이를 집에 들이기 전에는 우선 구충과 예방 접종을 위해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 또 한동안 관찰을 해야만 집으로 데리고 올 수 있다. 관찰 기간이 끝나서 뤄원저우는 퇴근길에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왔다.
"지하실에 고양이 케이지가 있었던 것 같아, 아직 있는지 확인해보고 이 작은 녀석을 잠시 꺼내보자." 고참 집사 뤄원저우는 고양이 가방을 들고 슈퍼마켓에서 산 찬거리를 페이두에게 건네준 뒤, 또 경계하며 신발장으로 뛰어오르는 뤄이궈를 살펴보았다. "만약 안 되면 우선 며칠 동안 두 녀석을 격리시켜 둬야 해."
페이두가 물었다. "작은 걸 케이지에 넣어 키워요?"
"아니, 그건 너무 잔인하잖아." 뤄원저우는 슬리퍼로 갈아신었다. "당연히 뤄이궈를 가둬야지."
자신이 누구의 미움을 샀는지 알 수 없는 뤄이궈 : "......"
뤄원저우가 고양이 가방을 열자 새로운 새끼 고양이가 두 사람이 보는 가운데 조심스럽게 걸어 나왔다. 뤄이궈는 신발장에서 뛰어내려 바닥을 '꽝' 하고 내리찍었다.
그것은 좌산조처럼 어깨를 으쓱 올리고, 눈을 가늘게 뜬 채 새끼 고양이 주변을 반 바퀴 돌았다. 1
새끼 고양이는 뤄이궈라는 이 적재량이 과한 물건을 앞에 두고 뱃가죽을 바닥에 바싹 붙이고 꼬리 끝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아마도 뤄원저우의 불효자식에 대한 위협을 알고 있는 듯, 뤄이궈는 새로운 가족 구성원의 앞에서 아주 노련하고 신중하게 행동했다. 시종일관 어떠한 공격성도 드러내지 않았고, 잠시 냄새를 맡은 후 본체만체하며 떠나버렸다.
"괜찮아, 케이지는 안 가져와도 되겠어." 뤄원저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듣기로는 고양이는 보통 늙은 고양이나 어린 고양이는 때리지 않는다고 했거든. 보아하니 뤄이궈 이 녀석은 비록 물건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 묘성이 남아있나 봐...... 맞다, 페이 사장, 너 이 꼬맹이한테 무슨 이름을 지어줬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페이두는 말을 하며 쇼핑백 안의 물건들을 종류별로 나누고 있었다.
그의 이 주의력은 굉장한데, 마치 사람 모양의 자동 저장 시스템 같았다. 집에 무엇이 있는지, 유통기한은 얼마나 남았는지, 냉장고에 넣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 파일로 저장되었다. 페이두가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지 않으면 곧 요리를 주문할 수 있고, 요리를 주문하면 재고 정리도 확실하게 해서 그가 멀리 나가지 않는 한 냉장고에서 유통 기한이 지난 우유나 상한 요리가 발견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거의 가정에 필수로 두어야 하는 슈퍼 오더 머신이라고 할만했다.
'슈퍼 오더 머신'은 냉장고에 있는 몇 가지 물품의 위치를 마음대로 변경하면서, 어떤 신비로운 코드를 수행중인지 몰라도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말했다. "스키너라고 부를까요? 아니면 왓슨?"
뤄원저우는 듣기에 아주 거북했다. "길에서 주운 토종 고양이한테 무슨 서양 이름이야, 발음하다 혀 깨물까 봐 무섭지도 않아? 이렇게 해, 네가 주워왔으니까 네 성을 따르고, 족보에 따라 뤄이궈랑 같이 '이(一)' 자 돌림으로, 음...... 이궈가 마음에 안 들면 이완도 그럭저럭 괜찮아. 페이이완이라고 부르면 되겠네!" 2
"선배, 나 좀 봐요." 페이두가 냉장고 문 뒤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이걸 봐요 : 이 표정은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 모두 거절이라고 적혀있다'라고 불러요."
"천한 이름이 잘 사는 법이야...... 아이고, 맙소사, 하마터면...... 내가 말했잖아, 페이두 동지. 우리 매번 대충 걸쳐두지 말자. 너한테 몇 번을 말했어?"
'슈퍼 오더 머신'은 실용적이지만 결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 집안일을 할 땐 눈치도 힘도 없었고, 내복 바지 입는 것을 싫어할 뿐만 아니라, 그는 무슨 물건이든 손에 잡히는 대로 테이블 가장자리에 놓아두곤 했는데, 심지어 늘 아슬아슬하게 튀어나와있었다——휴대전화는 바디의 절반 가까이, 그릇과 물컵도 가장자리에 걸쳐져 있고, 가장 끔찍한 것은 그가 과일을 자를 때 다 자른 뒤 칼을 내려두는 것이다. 칼자루는 작업대 밖으로 1인치 정도 튀어나와 있다. 다행스럽게도 뤄원저우는 강박증이 없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는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 것이다.
뤄원저우는 코트를 벗을 때 주의하지 않다가 하마터면 그가 또 책상 가장자리에 '걸쳐둔' 휴대전화를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는데, 다행히도 뤄 팀장은 몸놀림이 민첩해 기어코 받아 쥐었다.
"우리 집 테이블이 충분히 크지 않은 거냐, 아니면 네 팔이 충분히 길지 않은 거냐?" 뤄원저우는 부엌으로 들어가 페이두의 휴대전화를 들고 그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어느 날 널 내동댕이치게 되면 넌 순순히 받아들이도록 해——저녁에 뭐 먹을래? 물건들 다 꺼내면 고양이 먹이 좀 줘."
페이두는 '오' 대답하고 시킨 일을 했다. "참, 라오뤄, 내일 나 출장 가요."
"그래, 이따 밥 다 먹고 옷 챙겨 줄게." 뤄원저우는 채소를 씻으며 물었다. "며칠? 어디? 그곳 기온은 어때?"
"적어도 일주일." 페이두가 말했다. "기온은 거의 비슷해요. 빈하이거든요."
"빈하이?" 뤄원저우는 깜짝 놀랐다. 그곳은 차를 몰고 하루면 왕복하는 곳이 아닌가. "너 빈하이에 가서 일주일을 머문다고?"
"응, " 페이두는 잠시 쉬고 말했다. "우리가 그 땅을 갈아엎으려 해요. 라오저우와 루자가 먼저 가서 관계 형성 중인데 내가 가서 소통해야 할 게 꽤 많아요."
뤄원저우는 잠시 침묵하다 수도꼭지를 잠갔다.
페이두는 그것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았지만 그는 듣자마자 알았다.
"갈아엎을 수 있어?"
"안 되는 게 어딨어요, 돈만 있으면 귀신한테 맷돌질도 시킬 수 있는걸."
뤄원저우 : "사람을 말하는 거야."
"최선을 다해야죠." 페이두는 아직 이름을 정하지 않은 새끼 고양이를 위해 영양고를 짜며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적어도 일주일의 시간을 뺄 수 있었겠어요. 기껏해야 몇 번 더 뛰는 것뿐이에요. 천천히 갈아엎는 수밖에 없죠."
"갈아엎고 나면 뭘 하려고?"
"거긴 재개발 관광부지인데, 우리들이 그곳 정부에 상정한 기획은 테마파크예요." 페이두는 새끼 고양이의 밥그릇에 다가온 뤄이궈를 가볍게 밀어냈다. "그건 자묘용 영양고라서 열량이 너무 높아. 나중에 너한테는 저칼로리를 사줄게——궈헝이 말하지 않았어요?"
"최근에 연락을 안 해서...... 궈헝? 여기 어떻게 궈헝의 일이 있어?"
"테마파크는 피해자 가족들로부터 의견을 모아 투표로 정한 거예요." 페이두가 말했다. "초기 아이디어는 그 소녀들이 생전에 좋아했던 것들을 디자인에 담고, 디자인에 참여도 하는 거예요...... 부모님들 모두 주주가 되어 기술 배당금을 받게 되죠. 하지만 구체적인 작업을 하려면 관련된 다른 저작권에 관한 걸 조정할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라오저우는 분명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방면에 소모해야 할 거예요."
"그들...... 그들이 직접 투표했어?" 뤄원저우는 눈썹을 찡그렸다. "현장을 보고 감정이 일어날까 봐 걱정되지 않아? 내 생각엔....."
"그 땅, 그 도시, 그들의 모든 삶은 벗어날 수 없는 악몽이에요." 페이두는 그의 말을 받아 말했다. "하지만 지옥은 객관적인 존재예요. 듣지 않고 보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것도 저절로 사라지지 않아요. 오직 당신이 그것을 점령하고 지배하며 직접 괭이를 들고 그 안에 꽃을 심어야만 하죠——가장 어려운 부분은 모두 지나갔으니, 앞으로의 일은 당연히 계속되어야 해요."
"그래, 일리가 있어." 뤄원저우는 그의 직업적으로 예민한 감각에 의해 다시 그에게 한 마디 상기시켰다. "하지만 이 사건은 너무 크게 화제가 돼서, 네가 거기에 놀이공원을 지으면 장차 변태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
고양이 두 마리를 분리시켜 먹이기 위해 인간형 파티션 역할을 하던 페이두는 웃음을 지었다.
"내 지반에요?" 그는 안경을 밀어 올렸다. "선배, 고왕蛊王이 사는 곳 사방 십 리에는 벌레가 생기지 않는 법이에요." 3
"됐어됐어됐어됐어, 너, 너 참 대단하다, 넌 정말 하나의 액막이용 큰 장뇌야." 뤄원저우는 한숨을 푹 쉬었다. "오븐 예열시켜!"
영명하시고 용맹하신 '고왕 폐하'는 화면을 켜기도 전에 뤄 팀장에게 빼앗겼고, 동시에 그날 밤 먹는 것만 기억하고 얻어맞은 일은 잊어버린 까닭에 뤄원저우의 포효를 듣고 배추벌레로 변해버렸다——
페이두는 우유를 반쯤 마셨다. 저우화이진이 전화를 걸었는데 거실의 신호가 좋지 않아 페이두는 잔을 내려두고 휴대전화를 들고 발코니로 나갔다. 또 잔의 4분의 1은 테이블 밖에 걸쳐져 있었다.
이름 없는 새끼 고양이는 우유 냄새에 이끌려 테이블 위로 용감하게 뛰어올라 잔에 든 것의 냄새를 맡으려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뤄이궈가 몸집에 맞지 않는 건강하고 힘 있는 동작으로 뛰어올라 손바닥으로 머그컵을 때렸다.
'퍽'!
이름 없는 새끼 고양이 : "......"
진범 뤄이궈는 단번에 일을 끝내고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달아나며 고양이 털 한 가닥도 남기지 않고 자신의 공을 숨겼다.
방에서 페이두의 옷을 챙기던 뤄원저우가 그 기척을 듣고 달려가서 보더니, 월급쟁이의 영혼이 폭발했다. 그는 비록 페이두의 잘못된 소비에 대해 함부로 이러쿵저러쿵하진 않았지만, 가끔 인터넷을 통해 가격을 알아본 뒤 페이 사장이 실수로 귀중품을 홀대하는 것을 방지하기도 했다.
"너 그 깨진 컵이 얼마 짜린지 알아?"
이름 없는 새끼 고양이는 어릴 때부터 떠돌아다니며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두뇌 발달이 잘 되지 않은 탓에 지금까지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고 범행 현장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감쪽같이 캣타워에 올라가 있던 뤄이궈는 아무 일 없는 고양이처럼 옆에서 고개를 까딱이면서 발톱을 핥으며 고지식한 뤄원저우의 말에 깊은 공감을 표시했다——어쩌겠어, 이 집안에 골칫거리가 너무 많은걸.
"너 이쪽으로 오지 마. 바닥에 깨진 조각들 안 보여?" 뤄원저우는 팔을 길게 뻗어 새끼 고양이를 들어 올려서 뒤따라온 페이두의 손에 던졌다. "방탕아가 주운 방탕묘야! 이제 보니 차라리 페이돈낭비费钱라고 부르면 되겠어!" 4
페이두는 새끼 고양이의 미래의 존엄성을 위해 밤을 반쯤 새 가며 뤄원저우와 투쟁했다. 다음날 아침 별수 없이 떠나야 했을 때, 그는 새끼 고양이에게 특별히 당부했다. "네 이름은 스키너야. 기억해 둬. 뤄원저우의 말은 듣지 마."
새끼 고양이는 크게 하품을 하고 흐리멍덩하게 그를 배웅했다.
페이두는 이번 출장에서 생각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분주히 뛰어다니느라 족히 반 달은 더 걸렸고 마침내 초췌해진 저우화이진과 자칭 '지친 부종' 루자와 함께 옌청으로 돌아왔다.
저우화이진은 차에 타자마자 자기 시작했고, 깨어났을 때는 이미 옌청의 퇴근길 교통 체증에 끼어 있었다. 그는 눈을 비비고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연이은 전조등의 빛이 흐릿해지는 것을 보며 그는 잠을 푹 잔 것 같아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이때 그의 시야 가장자리에 루자가 자신의 휴대전화 메모에 무언가 적고 있는 게 보였는데, 부주의하게 주시하다 그 뚱보가 쓴 내용을 보게 되었다 :
모월 모일, 사장님이 나를 차에 태웠다. 고급차는 달리면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행인들은 모두 내가 사장이라고 생각했다. 차가 밀리자 몇 명의 소녀가 나를 향해 미소 지었다. 통쾌하다! 사장님아 사장님아, 당신이 매력적인 이유가 잘 생겨서라고 생각하시나요? 틀렸어요, 매력을 발산하는 건 자리라고요!
저우화이진 : "...... 너 뭐하냐?"
반란을 일으키고 싶은 건가?
"삶의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하고 있죠." 루자는 메모를 저장했다. "어떤 사람들은 날 때부터 꿀단지에서 자라서 세상의 논리가 그저 달달하기만 해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거의 직접 주의 깊게 각종 달달한 것들을 천천히, 3~5년 정도 축적해둬야 언제든 자신에게 줄 꿀단지를 모을 수 있죠——이건 사장님이 나에게 가르쳐준 거예요."
페이두는 길을 보면서 차를 몰며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네 그 달달한 것들 중에 나에 대한 험담은 조금만 넣길 바라."
저우화이진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페이 사장도 이런 기록을 남깁니까?"
페이두는 한 마디로 부인했다. "저는 단지 입맛이 달콤할 뿐, 이런 종류의 수요는 없어요."
루자는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중에 그들 두 사람은 루자의 복싱체육관으로 보내졌다. 차에서 내려 짐을 들던 루자는 갑자기 무심결인 것처럼 말했다. "아, 페이 사장, 작년 뤄 팀장 생일 때 친구 그룹에 올린 그 케이크는 어디에서 주문했어?"
"그가 올렸어, 나는 좋아요를 눌렀고. 위챗 찾아보면 나올......" 페이두는 엉겁결에 말을 잇다가 갑자기 반응하여 웃는 듯 아닌 듯 루자를 바라보았다.
루자는 크게 웃으며 두 사람의 짐을 메고 나쁜 짓을 한 뤄이궈보다 빠르게 달려갔다.
"망할 뚱보."
페이두는 고개를 저으며 트렁크를 닫고 저우화이진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기록할 필요가 없다. 그의 '사탕 창고'는 자동 저장 시스템이며, 모든 수입은 명확하게 저장돼 있었다.
그건 그렇고, '스키너'로 말할 것 같으면...... 스키너는 무슨. 페이두가 보름 후 집에 돌아와 보니 그 어리석은 작은 짐승은 '페이돈낭비'라는 이 속상한 이름에 진작 익숙해져서 부르면 머리를 까딱이고 꼬리를 흔들며 다가왔다.
'페이돈낭비'라고 불리는 이 삶에 무슨 장래성이 있단 말인가?
그것이 기꺼이 뤄이궈의 의발을 받아들여 집안의 새로운 먹이 사슬 밑바닥이 된 것은 훗날의 이야기이다. 5